명심보감

4. 孝 行 篇
   효 행 편

효행편에서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 하는 효(孝)에 관한 글귀들을 모아 놓았다. 특히 공자의 어록이라 할 논어(論語)에서 발췌한 글이 반을 차지한다. 효(孝)를 이웃의 어른에게 미루어 적용하면 제(悌)가 되는 것이요, 그 마음을 더욱 넓혀 미루어 동료에게 적용하면 충신(忠信)이니, 효(孝)는 백행의 근본이 아닐 수 있겠는가? 유자(有子)께서 효제(孝悌)는 인(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라고 말씀하신 뜻도 이와 같으리라. 


詩曰, 父兮生我, 母兮鞠我, 哀哀父母, 生我劬勞, 欲報深恩, 昊天罔極。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버지는 날 낳으시고 어머니는 날 기르시니, 애애롭다(슬프다) 부모여! 나를 낳으시기에 애쓰시고 수고하셨도다.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은 참으로 망극하도다(가이 없다). 


(字義) ○詩라 하면 유교 경전의 하나인 詩經을 뜻한다. 원래 詩라고 하면 詩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經을 붙여줌으로써 공경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經은 “常”의 뜻으로 만고불변의 진리가 될 만한 책이라는 의미로 흔히 이 經자를 책이름 뒤에 많이 붙인다. ○兮(혜)는 문장이 댓구(對句)를 이룰 때 주로 사용되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여기서도 “아버지는~~, 어머니는~~”하는 식으로 댓구를 이룬다. ○鞠은 기를 국. ○生은 타동사로 ①~에 살다, ②~을 낳다. ○劬는 힘쓸 구. ○勞는 수고할 로. ○昊天罔極이란 부모의 넓고 큰 은혜를 하늘에 비유하여, 그 은혜의 끝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昊는 넓을 호, 하늘 호. ○罔은 없을 망. ○罔極(망극); 끝이 없다. 가이 없다.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효자의 부모 섬기기란 (부모와 같이) 거함에는 자신의 공경함을 다하고, (부모) 봉양함에는 자신의 즐거움을 다하고, (부모가) 병이 드시면 자신의 근심을 다하고, (부모의) 상중에는 자신의 그 슬픔을 다하고, (부모의) 제사를 지낼 때에는 그 엄숙함을 다하는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也는 주로 평서문의 종결형, 또는 의문형 어조사로 쓰이지만, 여기서처럼 
주부(主部)를 구분지어 주는 역할도 한다. ○致는 ①이를 치, ②다할 치.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을 다하다. ~을 극진히 하다”의 뜻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효자를 지칭하는 소유격 대명사(his)로 쓰였다.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부모가 살아 계실 적에는 멀리 떨어져 노니지 마라. 놀 때에는 반드시 가는 방향이 있어야 할 것이다.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父命召, 唯而不諾, 食在口則吐之。
  

아버지께서 명하여 부르시거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응하고(唯), 대답만 “네”하고 꾸물거리지 말것이다(不諾). 음식이 입에 들었다면 곧 뱉을지니라.(즉, 음식을 뱉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곧바로 응해야 할 것이다) 


(字義) ○召는 부를 소. ○唯는 ①오직 유, ②대답할 유. 여기서 대답한다는 것은 “~에게 ~을 대답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답하는 소리, 즉 우리말의 “예”나 “네”쯤에 해당하는 말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한 대답하는 소리에 해당하는 한자(漢字)가 여러개 있는데 그중에서 唯는 대답을 하고 바로 응하는 것이다. ○諾은 ①허락할 낙. ②대답할 낙. 역시 唯와 마찬가지로 대답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예”라고 대답만하고 바로 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A+在+B= A가 B에 있다. ○吐는 토할 토. ○則앞의 문구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즉, “~하면”의 뜻이다. ○吐之에서 之도 역시 누누히 말했듯이 목적어・대명사로 해석될 성격의 글자가 아니다. 다만, 문장의 안정감을 주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술어뒤에 붙여 준 것이다. 


太公曰, 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효도하나니, 자신이 이미 효도하지 않았다면 자식이 어찌 효도를 하리오? 


(字義) ○親(친)은 “부모”란 뜻이다. ○何는 ①무엇 하. ②어찌 하.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술어+焉) 그 술어의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설명하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之는 술어뒤에 붙는 어조사일 뿐, 지시성(指示性)이 명확한 지시대명사로서의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於의 목적어가 될 수 없다. 즉, 지시성이 명확한 是나 此와 같은 지시대명사는 於是, 於此라는 문구가 가능하며 또한 한문에서 종종 쓰이기도 하지만, 지시성이 거의 약한 之는 於之라는 문구가 성립될 수 없으며 또한 한문에서 절대로 쓰이지도 않는 가공의 문구인 것이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하여 之를 마치 목적어인양 설명하는 것은 之를 그 지시성(指示性)에만 초점을 두었을 뿐, 之의 쓰임새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류인 것이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문구를 가지고 焉을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孝順還生孝順子, 五逆還生五逆兒, 不信但看簷頭水, 點點滴滴不差移。
  


효순(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효순한 자식을 다시 낳는 것이요, 오역(五逆)이 다시 오역(五逆)하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다만 저 처마끝의 물을 보라! 한 점 한 점의 물방울들이 어긋나 옮겨지지 않는 것을!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順應)・순종(順從)한다는 뜻이다. ○孝順은 현대 중국어에서는 한 단어로 쓰인다. 즉, 孝道한다는 뜻이다.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 도로”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술어 앞에 있으니 부사임을 알 수 있다. ○生은 타동사로 ①~에 살다. ②~을 낳다. ○五逆은 불교 용어로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다섯가지 악행으로서 살부(殺父), 살모(殺母), 살아라한(殺阿羅漢), 파화합승(破和合僧), 출불신혈(出佛身血)을 말한다. 또한 입교편(立敎篇)에 보면 주(周)나라 무왕(武王)과 강태공(姜太公)과의 문답에서 강태공이 “不養父母,爲五逆”(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의 거스름이다)라고 하였으니 참조바란다. ○簷은 처마 첨. ○頭는 여기서는 별 뜻없이 명사뒤에 붙어서 그 명사를 구체화하거나 또는 그 일부를 가리키기 위해서 쓰이는 접미사와 같은 것이다. ꄤ街頭(가두), 話頭(화두), 口頭(구두), 念頭(염두). ○滴은 물방울 적. 

 

孝行篇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