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의 풍속

과 관련된 일반 풍속으로는 먼저 액막이로 떡을 만들어 돌리던 풍속을 들수 있다. 어린이가 깊고 넓은 재래식 변소를 갔다가 간혹 밑으로 떨어져 변을 당할수 있었는데 이것을 변소의 '노일저대'신의 조화로 본다. 액막이로 떡을 만들어 돌리던 풍속은 바로 여기서 온 것이다. 곧 어린이가 변소에 빠지는 것은 '노일저대'신이 배고파서 그리된 것이므로 변을 당한 어린이는 결국 죽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무당을 모셔 넋을 들이고 '똥떡'을 만들어 나누어 먹음으로써 액운을 면할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떡에 얽힌 풍속으로는 또 '떡점'이라고 하여 떡이 쪄진 됨됨이로 점을 치는 풍속도 있었다. 떡점은 대개 상원날 치게 되는데 먼저 한마을의 여러 사람들이 각각 쌀을 가지고 와 합하여 가루를 낸다. 다음 제각기 자기 몫을 얻어 떡가루 밑에 자기 이름을 적은 종이를 깔고 한 시루에 찐다. 그러면 떡 전체가 다 잘 쪄질 수도 있으나 '가끔 누구의 몫은 잘 익고 누구의 몫은 설고' 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 자기 떡이 설면 불길하고 잘 익으면 길하다고 믿었다. 떡이 설어서 불길한 사람은 떡을 먹지 않고 삼거리나 오거리 한복판에다 버리면 액을 면할수 있다고 전했다.

떡으로 점을 치는 풍속은 팔월 한가윗날에도 있었다. 이날은 송편을 많이 빚게 되는데 송편이 빚어진 모양에 따라 미래의 장군이나 태어날 아기의 생김새를 점쳤던 것이다. 또 송편을 씹어 속이 익었으면 아들, 설었으면 딸이라고 하는 등 태아의 성별을 점쳐 보기도 하였다.

통과 의례와 떡의 풍속

과 의례란 사람이 태어나서 생을 마칠때까지 지나는 몇고비의 의례를 말한다. 여기에는 각각 정해진 의식이 있고 그 의식에는 음식이 따르기 마련인데 가장 대표적인 음식의 하나가 바로 떡이다. 떡은 하늘과 조상에게 올리는 대표적 음식물이며 각종 통과 의례는 민족과 사회와 가족의 규범적 행사의례인 만큼 그 풍속은 떡의 풍속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삼칠일

아기가 태어난지 21일째 된 것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때가 되면 그동안 아기에게 입혔던 쌀깃이나 두렁이를 벗기고 비로소 옷을 갖춰입혀 몸을 자유롭게 해준다. 또한 대문에 달았던 금줄을 떼어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고 산실의 모든 금기도 철폐한다. 말하자면 이 날은 가족과 친지들로 하여금 찾아와서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고 산모의 로고를 치하하라는 뜻이다.

축하음식으로는 흰쌀밥에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이 준비되고 떡으로는 백설기가 준비된다. 이 날 만드는 백설기에는 신성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런데 삼칠일의 백설기는 아기와 산모를 속인의 세계와 섞지 않고 산신의 보호아래 둔다는 의미에서 집안에 모인 가족끼리만 나누어 먹고 대문밖으로는 내보내지 않는 풍습이 있다.

백일

아기가 출생하여 백일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잔치이다. '백'이라는 수자에는 완전·성숙 등의 뜻이 있으므로 아기가 이 완성된 단계를 무사히 넘기게 되었음을 축하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날에는 완전히 어린이를 중심으로 잔치가 벌어진다. 그리하여 아기를 위한 백일상이 차려지고 주변 사람들은 아기에게 필요한 선물을 가지고 가 백일을 무사히 넘긴데 대한 경하와 함께 앞으로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의 축복을 한다.

백일상에는 흰밥과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 푸른색의 나물 등이 오르고 떡으로는 백설기, 붉은팥고물, 찰수수경단, 오색송편이 오른다. 이때의 백설기는 삼칠일의 백설기와 같은 신성한 상징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붉은 팥고물을 묻힌 찰수수경단은 아기로 하여금 액을 면하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는 그동안 산신의 보호아래 있던 아기를 이날부터 속계로 돌아가게 한다는 뜻도 있다. 이밖에 오색송편은 평시에 만드는 송편보다 작은 모양으로 예쁘게 5가지 색을 물들여 만드는데 오색은 오행, 오덕, 오미와 같은 관념으로 '만물의 조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편 백일떡은 삼칠일의 떡과 달리 되도록 여러 집으로 돌려 나누어 먹는다. 백일떡은 백 집과 나누어 먹어야 아기가 장수하고 큰 복을 받게 된다는 생각에서 온 것이다. 이 때문인지 백일떡을 받은 집에서는 그릇을 그대로 보내지 않고 반드시 흰 무명실이나 흰쌀을 담아 보내는 풍속이 전해진다.

아기 출생후 일주년 되는 날을 돌이라 하며 돌상을 차려 축하한다. 돌상에는 아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밥그릇과 국그릇에 흰밥과 미역국을 담아 놓고 푸른 나물과 과일 등도 준비한다. 떡은 백일때와 마찬가지로 백설기, 붉은 팥고물, 찰수수경단, 오색송편을 준비하고 집안에 따라서는 대추, 밤 등을 섞은 설기떡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음식들과 함께 돌상에는 쌀, 흰 타래실, 책, 종이, 붓, 활과 화살(돌쟁이가 여자일 경우는 활과 화살 대신 가위, 바늘, 자를 놓음)등을 놓고 돌쟁이로 하여금 마음대로 집도록 하는 의식이 행해진다. 이를 '돌잡힌다'고 하는데 이것으로 아기의 장래를 점쳐 보기도 한다. 돌에 수수경단을 꼭 해 먹이는 것도 풍속으로 전해 내려오는데 그래야 낙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다고 한다. 지금도 어른이 넘어지면 "돌때 수수경단을 못 얻어먹었는가."라고 놀리는 풍습이 남아 있다.

돌에는 이와같이 큰 잔치를 베풀지만 해마다 오는 생일에는 조촐한 생일상을 차려 집안 식구들끼리 그날을 기념한다. 이때에도 생일떡은 반드시 만들며 특히 10살전까지는 붉은팥고물과 찰수수경단을 빠뜨리지 않는다.

책 례

이 의례는 이미 사라진 풍속가운데의 하나인데 아이가 서당에 다니면서 책을 한권씩 땔때마다 행하던 의례이다. 책례의식은 어려운 책을 끝냈다는 축하와 격려의 뜻으로 다른 음식과 함께 떡을 푸짐하게 만들어서 선생님과 친지들이 함께 나누었다. 이때 책례음식으로 만들던 떡은 백일이나 돌때와 같은 작은 모양의 오색 송편이었다.

혼 례

혼례는 남녀가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일생의 중요한 의식으로 예전에는 육례라고 하여 여섯단계로 되어 있었다.

혼례와 관련된 떡으로는 우선 납폐의식에서 혼서와 채단이 담긴 함을 받기 위해 신부집에서 만드는 봉채떡이 있다. 이 떡은 흔히 '봉치떡'이라고도 하는데 찹쌀 3되와 붉은팥 1되로 시루에 2켜만 안쳐 웃켜 중앙에 대추 7개를 둥글게 모아 놓고 함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찐 찹쌀 시루떡이다. 이때 주재료를 찹쌀로 하는 것은 부부의 금실을 찰떡에 비긴 것이고 또한 7개 대추는 아들 7형제를 상징하며 떡을 2켜로 하는 것은 부부 한쌍을 뜻한다.

함이 들어올 시간이 가까워지면 신부집에서는 대청에 북향으로 자리를 편 다음 상을 놓고 상우의 붉은색 보를 덮은 뒤 그우에 떡을 시루채 놓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함이 도착하면 함을 시루우에 놓고 북쪽을 향해 두번 절을 한 다음 함을 연다.

혼례식에 반드시 만드는 떡으로는 또 달떡과 색떡이 있다. 이 떡들은 혼례를 행하는 의례상 곧 동뢰상에 올리는 것이다. 동뢰상 맨 앞줄에 대추, 밤, 조과를 각각 두그릇씩 놓은 다음 그 뒷줄에 황색 대두 두그릇, 붉은팥 두그릇, 달떡 21개씩 두그릇을 놓고 색편으로 암수 한쌍의 닭모양을 만들어 수탉은 동쪽에, 암탉은 서쪽에 각각 놓는다. 이때 만드는 달떡은 둥글게 빚은 흰 절편으로 보름달처럼 밝게 비추고 둥글게 채우며 잘 살도록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고 색편은 여러가지 색물을 들여 만든 절편인데 이것으로 만든 암수 한쌍의 닭은 부부를 의미한다.

이 밖에도 혼례때에는 초례를 행한 신랑에게, 신부집에서 현구고례를 행한 신부에게 시부모가 각각 큰 상을 내리게 되는데 이때에도 여러가지 떡을 하게 된다. 큰 상은 혼례때뿐 아니라 회갑이나 희년 등 경사스런 날에 축하의 뜻으로 어른께 올리는 상인데 이 상에 올리는 떡에 대해서는 다음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한편 신부집에서 사돈집으로 보내는 이바지 음식에도 떡은 빠지지 않았다. 이때에는 대개 인절미와 절편을 만들어 듬뿍 담아 보냈다.

회갑

혼례를 치르고 자식을 낳아 기르며 살아가다 나이 61세에 이르게 되면 회갑을 맞는다. 회갑은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환갑'이라고도 한다.

회갑연을 위해 마련되는 상차림은 큰상이라고 하여 여러가지 음식을 높이 고여서 담아 놓으며 우리 민족 상차림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성대하다. 혼례와 희수연 등에도 이러한 큰 상이 차려진다. 큰상차림은 지방이나 가문 또는 계절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과정류, 사탕류, 생실과, 건과, 떡, 편육 등을 30∼70cm높이의 원통형으로 괴어 색상을 맞추어 배열한다.

상술한 여러 음식중에서도 떡은 특히 중요시되어 흔히 갖은 편이라 일컫는 백편, 꿀편, 승검초편을 만든다. 만든 편은 직사각형으로 크게 썰어 직사각형의 편틀에 차곡차곡 높이 괸 다음 예쁘게 만든 화전이나 잘게 빚어 지진 주악, 각종 고물을 묻힌 단자 웃기로 얹는다. 또한 인절미 등도 만들어 층층이 높이 괸 다음 주악, 부꾸미, 단자 등을 웃기로 얹어 아름답게 꾸민다. 이밖에 예전에는 색떡이라고 하여 절편에 물감을 입혀 빚어 나무에 꽃이 핀 모양으로 만든 모조화를 장식하기도 했다. 한편 큰상에 높이 괴었던 푸짐한 떡들은 잔치가 끝난 다음 서로 나누어 먹는다.

제례

사람이 한세상 살다 운명하게 되면 고인을 추모하는데 이때 자손들이 올리는 의식이 제례이다. 이때에도 조과, 포(육포, 어포), 면식, 반, 저냐, 나물 등과 함께 떡을 하게 된다.

제례상에 올리는 떡은 편류(녹두고물편, 꿀편, 거피팥고물편, 흑임자고물편)로서 제례전날 미리 쌀을 담그고 편에 고물로 얹을 녹두와 팥, 그리고 흑임자를 물에 불려 거피해 둔다. 제사 당일 새벽 일찍 담가두었던 쌀을 가루로 빻아 둔 고물을 얹어가며 켜켜이 앉혀 찐다. 정성스럽게 찐 떡을 여러개 포개어 고이고 그 우에 웃기로 주악이나 단자를 얹는다.

한편 제례상에 진설하는 떡은 그 종류라든가 고임새가 지방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다. 례컨대 강원도에서는 시루떡이나 절편을 하고 충청도에서는 떡을 고일때 지푸라기로 치수를 겨냥하면서 밑에서부터 시루떡, 흰떡, 인절미, 증편, 화전, 주악의 순으로 쌓아올린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떡과 조과를 섞어가며 괴어올리는데 그 순서는 시루떡, 솔변, 인절미, 중박괴, 약괴, 절변이다. 이밖에 평안도에서는 백설기를 크게 만들어 괴고 함경도에서는 조찰떡(차좁쌀을 쪄서 떡구유에 넣고 찐 떡), 시루떡(차좁쌀가루와 다른 잡곡가루를 섞어 쪄서 묵함지에 넣고 잘 주물러 질기게 만든 떡), 자바귀(찰떡을 쳐서 밀대로 얇게 밀어 썰어서 번철에 구운 다음 물엿을 바른 떡)등을 만든다.

무속행의와 떡의 풍속

속행의란 무당의 주관아래 행하는 굿을 말한다. 그런데 굿이란 굿은 일이나 궂은 것을 풀어버리고 복을 누릴수 있도록 기원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굿의 절차는 열두거리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제물이 준비된다. 제물들은 신을 감응 청배하는 상, 제석상, 별성상, 대신상, 호구상, 뒷전상 등에 진설된다.

제물중에도 물론 떡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우선 제석상에 중편 3켜씩 3기와 계면떡 1기가 오른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중편은 흰쌀가루를 쪄 떡매로 무수히 쳐서 질금 6cm, 길이 15cm가량으로 말아 만든 일종의 절편이다. 그리고 계면떡은 흰 절편을 마름모꼴로 썬 것이고 백설병은 설기에 붉은 대추 3개씩 얹어 찐 떡이다. 떡은 또 별성상과 대신상에 거피팥편 1기가 오르는데 여기에는 수파련(종이로 만든 련꽃)을 꽂는다. 이밖에 호구상에도 수파련을 꽂은 거피팥편과 계면떡이 오르며 뒷전상에도 수파련을 꽂은 거피팥편이 오른다.